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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 사진관/일상 구석구석

우리집 도마뱀 보리의 마지막 모습들 -2020년 11월 29일

by 종이 뭉치 2021.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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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도마뱀 보리는 크레스티드 게코입니다.

 

크레스티드 게코는 아주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키우는 도마뱀 중 하나라고 합니다. 행동도 빠르지 않아서 핸들링도 매우 쉬운 편이고, 성격도 온순한 편이라 사육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많은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키우기 쉬운 도마뱀입니다.

 

 

크레스티드 게코의 특징

- 학명 : Rhacodactylus ciliatus

- 주요 서식지 : 뉴칼레도니아

- 수명 : 15 ~ 20

- 크기 : 성체시 약 15 ~ 25cm

- 무게 : 성체시 약 35g 이상

- 활동 : 야행성

- 온도 :  22 ~ 26 , 야간 18 ~ 20 

- 습도 : 70 ~ 90%

 

 

밤에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낮에는 얼굴 보기 정말 힘든 녀석입니다. 그나마 볼 수 있는 것이 구석에 숨어서 자고 있는 놈의 얼굴이 바깥으로 삐져 나왔을 때에나 얼굴을 볼 수 있죠. 물론 밥을 줄때는 자는 녀석을 일부러 깨워서 줍니다. 사람도 자다 일어나면 바로 밥을 먹기 힘들 듯이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 이하 크레 라고 할께요 )들도 자다가 일어나면 밥을 잘 안 먹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사육온도와 습도 관련해서는 의견들이 여러 정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우리 집 크레인 보리를 입양할 때 판매점에서 알려 준 온도는 23~ 28도 정도 였는데,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면 낮온도 기준 22~ 26, 밤 온도 기준 18~ 20도 여야 한다고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겨울 최저 온도 20도에서 여름 최고 제한 온도 30도까지 참으로 다양하게 나와 있는 것 같더라구요.

 

헌데 실내 온도가 28도가 넘어 가면 사람들이 쪄 죽기 때문에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으니 온도가 높아서 도마뱀을 키우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고 어쨌든 최저 온도도 18~ 23도 정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최저 온도로 내려가기 전 난방을 하게 되기 때문에 온도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습도에 관해서도 촉촉하게 계속 유지 시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바로 환기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습도는 크레들에게 물을 줄 때에 사육장 벽면에 촉촉하게 스프레이 해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며, 탈피를 할 때에만 바닥까지 촉촉하게 젖을 수 있도록 관리해 주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크레의 건강을 위해서는 습도에 신경 쓰기보다 환기에 많은 신경을 쓰라고들 합니다.

 

 

어쨌든, 우리집 게코 도마뱀인 보리도 저런 조건에서 키워주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수시로 핸들링을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2일에 한 번 밥을 줄 때에만 잠자는 보리를 깨운 후에 핸들링을 하면서 만져 보고 지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정한 녀석 같으니라고...

 

그러던 어느 날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밖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마치 일광욕을 하듯 매끈한 본인의 몸을 뽐내면서 말이죠. 늘 밤에만 움직이는 녀석이다 보니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는데 낮에 사육장안에서 보이는 모습을 그대로 냅둘 수 없어서 사진을 몇장 담았습니다.

 

대략 3개월을 키워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연한 갈색의 등 빛깔과 초롱초롱한 눈, 그리고 크림을 훔쳐 먹다 입에 묻힌듯한 주둥이 주변까지 안 이쁜 곳이 하나도 없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흐믓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밖에서 놀던 보리는 평소처럼 은신처에 몸을 숨긴채 저녁이 되었습니다. 밖에서 뛰어 놀았으니 배가 고팠을 꺼라 생각도 되고, 밥을 주는 날이었기 때문에 슈퍼푸드와 칼슘제를 물에 잘 개어 먹이로 줄 준비를 마치고 숨어 있는 보리를 찾고자 사육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은신처와 바닥을 뒤져 보리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보리가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한참을 톡톡 두드려 보았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몸도 1자로 쭈욱 뻗은 채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니 숨을 쉬지 않더군요.

 

....

 

아들녀석과 와이프는 어이없어 하면서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야기 나누다가 와이프가 아들녀석에게 괜챦냐고 물으니 그제서야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렇게 우리집 게코 도마뱀인 보리는 하늘나라로 떠나 버렸습니다.

 

하늘나라로 떠난 보리를 정원에 묻어 두고 나서야 왜 보리가 하늘나라로 갔는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도마뱀이 낮에 이리 저리 움직이는 것은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매는 거라 하더군요. 분명 사육장의 온도는 22도 인걸 확인 했는데,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 놓는 동안 온도가 내려 간 듯 합니다. 그리고 아직 작은 개체 였기 때문에 22도가 엄청 춥게 느껴진 것도 같더군요.

 

어쨌든, 그렇게 우리 집 보리는 하늘나라로 떠나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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